삼성SDS 등 “정보기술로만 먹고살기 힘들다”
종합 IT 서비스업 탈바꿈… 中企선 포기속출도
경기불황을 타고 시스템통합(SI)업체들의 탈(脫)SI 움직임이 본격되면서 한때 정보기술(IT)기간산업으로 불리던 SI산업의 개념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 삼성SDS, LGCNS를 비롯한 대형 및 중견업체들은 시스템통합이라는 이른바 단순 `IT 건설업`에서 벗어나 고객층을 넓히고 수익성을 제고를 위해 기존 시스템 구축은 물론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전략계획 수립과 컨설팅, 유지 관리까지를 담당하는 `종합 IT 서비스업체`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반면 중소업체들은 대형업체들과의 경쟁에 밀려 아예 대외 SI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갈수록 늘고 있다.
◆대형 및 중견업체들 IT종합 서비스업체로 탈바꿈=삼성SDS, LGCNS, SKC&C등 대형 SI업체들은 이젠 아예 기업 수식어를 `IT서비스업체`로 표방하며 나섰다. 수익성이 나지 않은 단순 SI산업만을 가지고는 더 이상 `먹을거리`를 찾기 힘들 뿐 아니라 선진 IT업체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다양한 IT서비스 분야로의 사업 확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내년 창사 20주년을 맞아 `IT서비스업체 도약`을 핵심으로 하는 비전을 마련 중에 있고, LGCNS, SKC&C는 SI 분야 경험을 살려 IT아웃소싱 사업을 집중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또한 현대정보기술, 포스데이타, 쌍용정보통신, 대우정보시스템, CJ시스템즈 등 중견업체들도 IT서비스업체를 표방하며 휴대인터넷, 전자태그(RFID) 등의 다양한 IT서비스 사업 분야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중소업체들 대외 SI사업 포기, 무늬만 SI업체=SI산업을 기반으로 토털 IT서비스 제공업체로의 새로운 확장을 꾀하고 있는 대형 및 중견업체들과는 달리 일부 중소업체는 아예 대외 SI사업 자체를 포기하거나 사업 비중을 크게 줄여가고 있다.
실제 노틸러스효성의 경우 지난 2002년 7월에 금융자동화기기(ATM)업체인 효성컴퓨터와 SI업체인 효성데이타시스템의 합병으로 설립, 외부에서는 아직까지도 SI업체로 혼돈하는 사례가 빈번하지만 실제로는 이미 내부적으로 경쟁력 없는 대외 SI사업을 일찌감치 포기, ATM 사업만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ATM 분야가 전체 회사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대부분은 그룹 내 단순 시스템관리(SM)사업이다. 교보정보통신도 이미 지난해 사실상 대외 SI 사업 부문을 정리하고 SM사업에만 치중하고 있다. 이 밖에 농심데이타시스템, 한진정보통신 등 아직 SI사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이들 업체도 사실상 경기불황 속에서 대외 SI사업 자체는 크게 줄어든 상태다.
업계 한 전문가는 “외부적으로 노출은 되지 않았지만 사실상 많은 중소업체들이 경기불황과 대형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아예 대외 SI사업을 거의 포기하다시피하고 있다”며 “그나마 경쟁력이 있다는 대형 및 중견업체들은 IT서비스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어, 단순 SI라는 산업 자체는 이미 IT업계에서 퇴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