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은 사이버머니 이름이 ‘콘텐츠 유료화’ 반감 줄인다
미니홈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싸이월드의 한 회원은 최근 산에서 주워 모은 진짜 도토리 50여 개를 싸이월드 운영회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로 보냈다. 이에 감동한 SK측은 이를 싸이월드용 사이버 머니 ‘도토리’와 맞바꿔 주었다.
프리챌의 커뮤니티 섬의 한 열성 회원은 시중에서 파는 왕소라 과자를 박스채 보내면서 사이버머니 ‘소라’ 10개 묶음을 ‘왕소라’로 명명해 판매하는 것을 제안했다. 프리챌도 싸이월드와 마찬가지로 이 회원에게 ‘소라’ 머니 100개를 제공한 것은 물론 이 제안을 현실화 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이처럼 인터넷 상에서 커뮤니티 서비스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지속하면서 서비스내에서 통용되는 사이버 머니도 덩달아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각의 사이트들은 사이버머니의 작명에도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
최근 사이버 머니 명칭의 흐름은 ‘복고풍’, ‘자연화’이다. 싸이월드의 ‘도토리’, 프리챌의 소라, 네이버의 ‘은화’, 다음의 ‘별’ 등이 그것이다.
싸이월드의 도토리는 산기슭에서 도토리를 주워 모아다 놓고는 부자라도 된 듯 흐뭇해하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지은 이름이며, 프리챌의 소라는 프리챌의 소그룹 미디어 서비스 섬의 이름에 어울리고, 옛날 바닷가에선 ‘소라’가 물물교환의 수단이었다는 점에 착안한 것.
네이버의 사이버 머니 은화는 ‘은화 6닢, 은화 7닢’ 등 단위부터 특이하게 지은 경우이며 역시 복고풍의 이름을 선택했다. 다음 플래닛의 사이버머니 역시 자연과 어울리는 서정적인 단어인 ‘별’을 사용했다.
사이버머니의 이같은 별난 명칭은 단순한 ‘서비스에 명명된 이름’이 아니라 현재 인터넷 서비스 최고의 수익 모델이라는 점에 의미를 지닌다. 인터넷 업계와 네티즌 사이의 ‘콘텐츠 유료화’문제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한 계기기 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친숙한 작명은 사이버 머니에 대한 네티즌들의 거부감을 낮춰줬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프리챌 관계자는 “커뮤니티 내에서 아바타, 아이템 구입을 위해 쓴 사이버 머니가 침체에 빠져있던 인터넷 비즈니스를 구했다”며 “아바타나 아이템을 거부감없이 구입하게 할 수 있는 이유중에는 사이버 머니의 작명 실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 네티즌들의 반응으로 증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전자신문,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