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之林之 2 – 理解versus 暗記?

*** 이글은 CNS 시사법률신문 2004. 8. 10.(제87호)에 실린 임영호 선생의 칼럼이다 ***
法之林之그 두 번째 원고
理解versus 暗記?
한림법학원 林榮虎
“Bad money drives out good money!” 이는 누구나 잘 알고 있는 ?Gresham’s Law?이다. 金貨나 銀貨가 거의 사라진 오늘날의 우리 사회에서는, 이 법칙은 오히려 화폐 등을 비롯한 물질적 재화 보다는 정신적 또는 사회적 재화 등에 관하여 더욱 잘 들어맞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착실하게 읽어 기초를 차근차근 다져나”1)갈 수 있는 표준 교과서가 읽히지 않고, 사법시험 출제위원들로부터 “민법의 이런저런 문제를 체계 없이 정리하고 언필칭 ?최신?이라는 판례와 정체 모를 학설들을 늘어놓은 그야말로 雜書”라고 낙인찍힌 “사법시험 준비용 단권서”이며 “아마도 상업적 동기에 좇아 대학교수의 직함을 가진 사람들이 ?저술?한 그러한요약서”들이 드디어 고시가에서 ?기본서의 지존?이라고 회자되며 상업적 선두다툼에 광분하고 있다. “요약집은 이론의맥락을 거세함으로써만 가능한 책??이기에 이해보다는 암기에 중점이 놓일 수 밖에 없”2)는 데도 감히 ?기본서?라는 이름을 자칭도용하면서 오히려 본래의 의미를 밀어내는 우습지도 않은 실정에까지 이르렀다3). 암기를 해야 할 기초개념이나 법제도의 기본적 내용은 오히려 부정확하고 부실하게 적어놓고, 거꾸로, 이해해야 할 이론적 맥락이나 판례?학설들을 멋대로 축약?생략하여 무책임하게 열거해 놓아 암기를 강요하는 것을 ?기본서?라고 할수는 없을 것이다.
“고시공부도 결국 법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임에는 틀림이 없다”면, 이해와 암기는 물론 둘 다 중요하다. 그러나, 정확하게 말하자면, 암기와 이해는 변증론적인 상호과정이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암기할 수 없으며, 암기할 수 없는 것은 이해가 되더라도 아무 소용이 없다. 초학자나 비전공입문자는 우선 기초개념과 교과서의 ?槪說???總說???序說?등에서 개관하는 기본적 윤곽 및 기본적 내용(요건?효과의 핵심 줄거리) 등의 핵심적 표지들을 정확히 이해하고 암기하여야 한다. 예컨대, 곽윤직, 채권총론[제6판], 68쪽의 ?序說?을 읽고 아래 표1의 내용이 머릿속에 그려진다면 정확하게 읽고 이해한 것이다.
그 다음에, 그러한 기초개념과 기본적 전체윤곽 및 기본적 내용 사이의 상호관계에 관한 ?가능한 논리의 구조 및 흐름?(이를 ?이론?이라고 한다)과 일정한 정책적 목표에 따른 다양한 전개(이를 ?학설?이라고 한다)4) 및 그 실천적 구현인 사례와 판례의 논점목록의 추출과정 등을 정확하게 이해하여야 한다. 물론, 이해와 암기의 시작과 끝에 관한 기초소재는 法典일 수 밖에 없다. 또한, 사용빈도가 높은 쉬워보이는 기초용어5)와 상식적인 듯한 논리구조6)일수록 정확하게 이해하고 암기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고시공부의 우선적인 중간목표는 시험합격이므로, 이해하고 암기한 내용의 전체적?종합적 정리7)도 필수적이며 또한 효율적이다.
다음 호에서는, 구체적인 민법학의 Theme를 놓고, 이해와 암기의 실천적 방법론이 모색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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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양창수, “민법공부, 어떻게 할 것인가?”, 고시계[2004. 3월호], 13쪽 이하. 이하 별도의 각주없이 인용부호로 인용된 부분은 이 글에서 인용한 것이다.
2) 이상돈, “제46회 사법시험 채점소감(형법)”, 고시계[2004. 1월호], 204쪽.
3) 이러한 파렴치한 명칭도용과 허위과장광고는 최근들어 그 전성기를 맞고 있다. 아무런 근거없이 ?사례???판례???기본서???교과서?등의 용어가 ‘아전인수’식으로 난무하면서, 이제는 아예 잘못된 의미가 본래의 제대로 된 의미를 밀어내고 있는 실정이다. 법학을 공부한다면서, 注釋書(Kommentar), 敎科書(Lehrbuch), 槪說書(Kurz-Lehrbuch), 要約書(要論, Grundriß) 등(우선,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머리말 참조)도 구별할 줄 모르고 명칭도용에 ‘기망’당하는 한심한 일부 수험생 자신에게도 분명히 그 책임이 있을 것이다. ?判例?의 의미에 관하여는, 우선, 徐敏, “판례의 의의”, 민사판례연구[Ⅰ], 345쪽 이하 및 윤일영, “판례의 기능”, 같은 책, 357쪽 이하 참조. ?事例(속칭 case)?의 의미와 종류에 관하여는, 우선, 임영호, “사례풀이 방법론” 참조.
4) 추구하는 정책적 목표나 의도와 그에 이르는 논리과정을 모른다면 학설을 안다고 할 수 없다.
5) 예컨대, 민법 제1조, 제185조, 제187조, 제211조, 제253조 등에서 사용되는 ?法律?은 그 의미가 모두 다르다(각각의 ?法律?의 정확한 의미는, 제1조부터 차례대로, 곽윤직 선생님의 교과서, 민법총칙 14쪽 (2); 물권법 15쪽 (1); 물권법 99쪽 Ⅰ.; 물권법 170쪽 Ⅱ.; 물권법 196쪽 [111] 등을 참조). 또한, 형법학과 형법전에서 여러 곳에 등장하는 ?行爲?나 ?危險性?등의 개념도 각각의 체계적 지위에 따라 그 의미가 모두 다르다(전구성요건적 행위, 구성요건적 행위, 죄수론상의 행위, 범죄행위 등 및 위험범의 위험성, 미수범의 위험성, 불능미수의 위험성, 양형에서의 위험성 등).
6) 예컨대, 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 미등기 부동산매수인의 법적 지위, 명의대여자의 책임 등등.
7) 예컨대, ?형성권의 6 가지 기능?, ?催告의 10 가지 논점?, ?相計의 12가지 논점?